전체 글83 『코틀로반』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 이상과 절망 사이, 끝없는 구덩이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코틀로반』(원제: Котлован)은 1930년대 소련의 집단화 시대를 배경으로, 이상적인 공동 주택을 짓기 위해 끝없이 구덩이를 파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코틀로반'은 러시아어로 '구덩이' 또는 '기초 공사'를 의미하며, 작품 속에서는 결코 완성되지 않는 유토피아의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이 꿈꾸는 이상과 그것이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절망 사이의 간극을 깊이 느꼈습니다. 이 글에서는 코틀로반을 통해 마주한 노동의 무의미함과 상실, 언어로 드러나는 부조리한 현실, 그리고 희망 없는 시대 속 인간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노동의 무의미함과 상실『코틀로반』의 주인공 보슈체프는 공장에서 해고당한 후, 거대한 공동 주택의 기초를 파는 작업장.. 2025. 11. 14. 『체호프 단편선』 안톤 체호프 – 일상 속 고요한 슬픔을 마주하다 안톤 체호프가 저술한 『체호프 단편선』(원제: Рассказы)은 19세기 러시아의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체호프는 극적인 사건이나 화려한 수사 대신, 인간의 내면과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이 글에서는 체호프 단편선을 읽으며 느낀 고요하게 울리는 인간의 슬픔과, 삶의 의미를 묻는 조용한 질문들, 그리고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인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을 때마다 이 책을 펼쳤고, 그때마다 작가가 건네는 고요한 위로를 받았습니다.고요하게 울리는 인간의 슬픔체호프의 단편들은 소리 없이 다가와 가슴 한편을 적십니다. 「고통」에서는 아들을 잃은 마부가 승객들에게 자신의 슬픔을 털어놓으려 하.. 2025. 11. 13. 『마을』 이반 부닌 – 황량한 대지 위에 새겨진 인간의 초상 이반 부닌의 『마을』(원제: Деревня)은 20세기 초 러시아 농촌의 쇠락과 인간 영혼의 황폐함을 그린 작품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이반 부닌이 혁명 전야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두 형제의 삶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섬세하게 담아낸 이 소설은 단순한 농촌 이야기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습니다. 이 글에서는 '몰락하는 시대,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을 살펴보고, '황량함 속에서 발견한 인간의 진실'을 탐구하며, '쇠락의 시대가 남긴 보편적 교훈'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몰락하는 시대, 흔들리는 인간『마을』의 배경은 제정 러시아 말기, 혁명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한 농촌입니다. 이반 부닌은 이 작품에서 두 형제 티혼과 쿠즈마를 중심으로 러시아 농민들의 비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형 티혼은 현.. 2025. 11. 12.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 가난이 빼앗아간 것들에 대하여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처음 펼쳤을 때, 저는 단순히 1970년대 산업화 시대의 이야기를 읽게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제 안에서는 무언가가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난장이 가족을 중심으로 철거와 가난, 노동과 소외의 문제를 다룬 연작소설입니다. 1970년대 급속한 경제 성장 이면에 가려진 도시 빈민들의 삶을 날카롭게 포착한 이 소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우리는 누구를 위한 발전을 이야기하고 있는가.작은 존재들의 목소리『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난장이 아버지는 키 작은 노동자입니다. 그는 공장에서 일하고, 좁은 판잣집에서 가족과 살아갑니다. 조세희 작가는 이 가족의 일상을 통해 가난이 단순히 돈의 부족이 아니라, 인.. 2025. 11. 11.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손턴 와일더 – 우연이라는 이름의 필연을 마주하다 1927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손턴 와일더의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원제: The Bridge of San Luis Rey)는 18세기 페루를 배경으로 한 다리의 붕괴 사고를 통해 운명과 우연, 그리고 사랑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이 글에서는 다리 위에서 만난 다섯 개의 인생, 우연 너머의 질문과 의미를 찾는 여정, 그리고 삶의 덧없음 속에서 발견한 영원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이 작품이 전하는 깊은 울림을 나눠보고자 합니다.다리 위에서 만난 다섯 개의 인생손턴 와일더는 산 루이스 레이 다리가 무너지는 순간, 그 위에 있던 다섯 사람의 삶을 한 겹씩 벗겨냅니다. 후안나 수녀, 에스테반, 돈 하이메 백작 부인, 삼촌 피오, 그리고 어린 소년. 각자의 과거를 되짚으며 그들이 왜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어야 했.. 2025. 11. 10.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프랑수아 라블레 – 거인의 웃음 속에 담긴 인간 해방의 외침 프랑수아 라블레의 대표작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원제: Gargantua et Pantagruel)은 16세기 프랑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풍자 문학의 걸작입니다. 이 작품은 거인 가르강튀아와 그의 아들 팡타그뤼엘의 기상천외한 모험을 통해 당대 사회의 모순과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전달합니다. 이 글에서는 과장된 웃음 속에서 발견한 진실의 무게를 시작으로, 자유로운 영혼이 건네는 삶의 지혜, 그리고 현대 사회에 던지는 풍자와 성찰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과장된 웃음 속에서 발견한 진실의 무게저는 고전 문학의 유머와 철학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궁금하여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을 펼쳤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작품 특유의 과장되고 통쾌한 유머였습니다. 거인 가르강.. 2025. 11. 9. 이전 1 ··· 7 8 9 10 11 12 13 14 다음